Context
오리가 있는 우아한 마당
덕아정(Duckajung)은 김해시 외동에 위치한 300평 규모의 오리고기 전문점이다. DUCK(오리) + 雅(맑을 아) + 庭(뜰 정). 이름이 곧 공간의 청사진이다. 'Dining with Nature'라는 슬로건 아래, 건강한 식사와 정원이 있는 공간 경험을 하나의 브랜드 체계로 엮은 프리미엄 다이닝 브랜드다.
오리고기 전문점 시장은 보양식이라는 범주에 오래 머물러 있었다. 교외 가든형 매장, 효능을 나열하는 메뉴 설명, 큰 글씨의 사인보드. 건강함이라는 가치와 세련된 공간 경험 사이에는 줄곧 거리가 있었다. 덕아정의 과제는 그 사이에 아직 아무도 서지 않은 좌표를 만드는 것이었다. 보양의 실질은 유지하되, 공간과 시각 언어의 밀도에서 이 업종이 보여준 적 없는 인상을 구축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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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ve Direction
매장 중앙에 심은 마당
한옥에서 마당은 비어 있는 중심이다. 사방의 방에서 바라보는 풍경이자, 비와 햇살이 드나드는 통로. 덕아정은 이 원리를 300평 매장 한가운데 원형 정원으로 옮겨놓았다. 어느 좌석에 앉든 시선이 닿는 곳에 살아 있는 식물과 자갈, 간접 조명이 놓인다. 식사 내내 바깥 풍경을 감각할 수 있는 구조다.
이 공간적 결정이 시각 체계 전체의 기준점이 되었다. 컬러는 흙벽에서 가져왔다. 테라코타 브라운(#8B453A)이 건축 외관과 인테리어의 주조를 이루고, 라이트 베이지(#E8E4DF)가 여백과 호흡을 담당한다. 올리브 그린(#6B8E23)은 실제 식물이 있는 곳에서만 등장한다—정원 내 사이니지, 식물과 맞닿는 그래픽 요소. 녹색이 장식으로 쓰이는 순간, '도심에서 정원과 함께 식사한다'는 명제는 허구가 되기 때문이다.
"Dining with Nature. 도심 속에서 정원과 함께하는 식사."
곡선과 그리드가 나누는 한 공간
공간 구성은 두 가지 조형 원리의 긴장에서 만들어졌다. 원형 정원을 감싸는 곡선형 좌석 배치는 유기적 편안함을, 그리드 기반의 천장 구조는 정돈된 현대적 질서를 맡는다. 이 둘이 한 공간에 공존할 때, 방문객은 편안하면서도 흐트러지지 않은 인상을 받는다.
로고는 오리의 형태를 최소한의 선으로 단순화한 미니멀 심볼이다. 기존 보양식 브랜드의 장식적 로고와 거리를 두면서, 작은 크기에서도 즉시 식별 가능한 형태를 확보했다. DUCK이라는 영문 표기가 오리를 가볍고 위트 있게 부르되, 뒤에 붙은 한자 雅庭이 품격을 더한다. 이름과 심볼이 같은 결로 작동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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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ining Identity
흙벽에서 콘크리트까지 이어지는 색
컬러 시스템의 골격은 두 주조색이 세운다. 테라코타 브라운(#8B453A)은 건축 외관, 인테리어 벽면, 로고의 기본 색이다. 한옥 흙벽의 따뜻함을 무광 콘크리트 위에 얹는 역할. 라이트 베이지(#E8E4DF)는 인쇄물과 패키징의 바탕으로, 공간이 주는 밝고 개방된 인상을 종이 위에 연장한다.
보조색인 다크 그레이(#5C5C5C)와 블랙(#000000)은 텍스트와 구조적 프레임에 한정된다. 정보의 위계를 세우되 분위기를 차갑게 만들지 않는 비율이다. 올리브 그린(#6B8E23)은 정원 영역의 그래픽에서만, 웜 옐로우(#F5D080)는 조명 연출과 특수 강조에서만 등장한다. 여섯 색 각각의 영역이 명확하기 때문에, 건물 외벽에서 명함으로, 사이니지에서 종이컵으로 매체가 바뀌어도 팔레트의 온도가 흔들리지 않는다.
획의 균일함, 배치의 긴장
주요 서체로 쓰인 산세리프체는 고른 획폭과 넓은 자간을 가진 기하학적 구조다. 굵기 변화가 거의 없는 균일한 획이 주는 인상은 군더더기 없는 개방감이다. 보조 서체인 명조체는 수평 세리프가 시선을 가로로 안내하는 특성 때문에, 브랜드 스토리나 상세 설명처럼 읽히는 시간이 긴 텍스트에 배정되었다. 산세리프의 현대적 명료함과 명조의 서사적 깊이가 역할을 나눈다.
"흙에서 가져온 색이 콘크리트 위에 놓일 때, 낯설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인상이 생긴다."
이 두 서체의 조합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순간은 세로쓰기와 가로쓰기가 한 화면에 공존할 때다. 사이니지에서 세로로 흐르는 '덕아정' 한글 세 글자와 가로로 놓인 영문 'Dining with Nature'가 나란히 보이면, 시선은 수직과 수평을 오가며 벽면 위에서 리듬을 만든다. 이 배치는 목판 인쇄의 세로 조판에서 힌트를 얻었으되, 현대적 그리드 위에서 재구성된 것이다. 세로쓰기가 가로쓰기를 만났을 때 생기는 시각적 긴장이, 이 브랜드의 타이포그래피 시스템이 추구하는 것이다.
절제가 만드는 틈새
덕아정의 언어는 차분하고 절제되어 있다. 이 톤이 의도적인 선택인 이유는 기존 오리고기 전문점의 소통 관행과 대조하면 분명해진다. 가격을 강조하는 현수막, 보양 효능을 나열하는 메뉴판, 큰 글씨의 네온 사인—이 업종이 오랫동안 고수해온 언어는 설득과 과시에 기울어 있었다. 덕아정은 그 반대편을 택했다. 미니멀한 문구와 명확한 정보 위계, DUCK이라는 위트 있는 영문 표기. 브랜드가 먼저 목소리를 낮추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판단이었다.
슬로건 'Dining with Nature'와 한글 태그라인 '도심 속 자연에서 즐기는 오리고기 전문점'은 같은 메시지의 두 표정이다. 영문은 간결한 인상을, 한글은 구체적 맥락을 담당한다. 이 이중 구조가 사이니지에서 메뉴판, 인쇄물 전체에 걸쳐 일관되게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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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fting Experience
주차장에서 좌석까지
건물 외관에서 경험이 시작된다. 테라코타 브라운 벽면 위로 웜 옐로우 조명이 번지고, 상단에 심볼이 보인다. 도심 아파트 단지를 배경으로 한 이 외관은 기존 보양식 가든의 투박한 간판과 다른 인상을 준다. 현관 매트에 새겨진 오리 심볼을 밟고 안으로 들어서면, 시선은 매장 중앙의 원형 정원으로 곧장 향한다.
정원 주위로 좌석이 방사형으로 배치되어 있다. 테라코타 톤의 패브릭 칸막이가 테이블 사이에 프라이버시를 만들면서, 칸막이 표면에 양각된 심볼이 브랜드를 은은하게 알린다. 무광 벽면의 매끈함, 바닥 자갈의 거침, 금속 프레임의 차가운 광택이 한 시야 안에 공존한다. 손끝이 닿는 재질마다 온도와 질감이 달라서, 시각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 깊이가 공간에 생긴다.
"어디에 앉아도 정원이 보인다. 이 단순한 원칙이 300평 전체를 관통한다."
놀이방은 가족 단위 고객의 동선을 매장 중심부와 자연스럽게 분리한다. 놀이방 입구의 사이니지에서 객실 번호 표시판까지, 같은 산세리프 서체와 오리 심볼이 적용되어 있다. 고객이 이동하는 모든 경로가 시각적으로 같은 언어를 쓴다.
매장에서 손 안으로, 다시 몸 위로
인쇄물은 매장의 물성을 종이 크기로 압축한다. 메뉴판의 매트한 종이 질감은 벽면의 무광 마감과 같은 촉감을 재현하고, 명함의 테라코타 바탕 위에 놓인 심볼은 건물 외관의 색 구성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엽서에는 그래픽 패턴이 넓은 여백과 함께 배치되어, 공간의 개방감을 종이 위에 남긴다.
이 압축은 굿즈로 갈수록 절제의 강도가 달라지며 브랜드의 결을 드러낸다. 종이컵—베이지 표면 위에 테라코타 색 심볼만 놓인다. 장식을 걷어낸 만큼 조형이 도드라진다. 물티슈 패키징과 키친 세트 포장에서도 색과 심볼의 비율이 동일하게 유지되어, 가장 작은 접점에서도 팔레트가 흔들리지 않는다. 티셔츠에 이르면 다른 결이 등장한다. 식재료를 위트 있는 일러스트로 전환한 그래픽이 몸 위에서 가볍게 작동한다. 매체가 바뀔 때마다 절제의 밀도는 이동하지만, 테라코타와 베이지의 온도는 일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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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comes
보양과 다이닝 사이의 좌표
덕아정이 세운 포지셔닝은 보양식의 건강함과 프리미엄 다이닝의 세련됨 사이에 놓여 있다. 이 좌표를 성립시키는 것은 하나의 컨셉—매장 중앙의 원형 정원—에서 출발한 시각 체계가 건축에서 인쇄물, 굿즈까지 모든 레이어에 스며든 결과다. 벽면의 테라코타가 명함의 바탕색이 되고, 공간의 여백이 엽서의 여백으로 옮겨지며, 정원 영역에서만 허용된 올리브 그린이 어떤 인쇄물에서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규칙. 이 자기 규율이 시스템의 밀도를 만든다.
한옥 마당에서 빌려온 공간 원리, 흙벽에서 추출한 팔레트, DUCK의 위트와 雅庭의 격식이 동거하는 이름. 이 요소들이 서로를 참조하며 만들어내는 일관성은, 단일 브랜딩 시스템이 300평의 물리적 공간에서 5센티미터 종이컵까지 어떻게 침투하는지를 보여준다. 카페 굳앤구디와의 상호 보완적 병치는 이 시스템의 확장 가능성을 시사한다. 같은 상권에서 두 브랜드가 고객의 이동을 유도하는 구조는, 덕아정의 시각 문법이 단일 매장을 넘어 작동할 수 있는 언어임을 암시한다.
"한 잔의 종이컵에서도 300평의 정원이 느껴질 때, 브랜드 시스템은 작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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